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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바리 - 문] 켄 리우의 "종이 동물원" 본문
사고(Thinking)
깊이 있는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 끝내주게 멋지게 생긴 뇌? 선천적으로 발달한 지능? 그런 건 필요 없고, 그저 생각하고자 하는 자신이 고립되어 있으면 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믿는다. 외부의 것들로부터 나를 차단하고, 온전한 나에게 몰입하는 것이다. 내가 떠올린 생각이 멍청하다고 생각하지도 말고, 온전히 내 것이라고 받아들인다. 그렇게 원하는 주제에 대해 상상과 가설들을 펼쳐낸다.
인스타그램, 쇼핑, 넷플릭스, 유튜브에 올라온 무한도전 레전드(내가 좋아해서 넣었다). 우리 주변엔 너무 재밌는 것이 많다. 요즘의 나는 나 자신을 고립 상태로 집어넣기 전 주변의 유혹에서 쉽사리 벗어나질 못 한다. '이것만 보고….', '말도 안 돼 정말…?' 훌쩍 보낸 시간은 정말이지 너무 아깝다.
내가 읽은 책은 이런 사실을 자각하게 했다. <천생연분>에서 나오는 '탈리'의 모습을 보며 많은 사람의 사고 활동이 줄고 있는 요즘을 바라보게 됐다. 신기술이 나오고, 더 빠른 인터넷이 보급될수록 자기 생각을 줄여나가게 된다. 몸도 편해지면서 정신 활동도 편해지는 듯하다. 골똘히 생각하면 나만의 멋진 아이디어를 내 머리에서 꺼낼 수 있지만, 구글의 도움을 얻어 인터넷에 생각하는 행동을 떠넘긴다. 검증되지 않은 근거에 대해서 쉽게 수긍하고, 그 근거를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지 못하겠다. 뜻을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구글에게 물어보고, 시리에게 날씨를 물어보고 샌들을 신을지 구두를 신을지 정한다. 너무나 당연하게 도움받는 세상이지만 나는 나 자신을 잃어가고 있는 것만 같다.
'이 증기와 전기의 새 시대에, 이 거대한 도시에서, 빅토리아 피크에 사는 사람들을 빼면 자기 본래 모습으로 사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까?' - <즐거운 사냥을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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