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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Cosmos - Carl Sagan "고래" 본문
고래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아주 최근에 기계 기술 문명의 발달로 고래와 바다에서 경쟁하게 된, 스스로를 인간이라 부르는 동물이다. 고래의 전 역사에서 99.99 퍼센트에 해당되는 기간 동안 고래들은 심해나 대양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를 만날 수 없었다. 이 긴 시간에 걸쳐서 고래는 소리를 이용한 아주 특별한 의사소통 방법을 개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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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수염고래는 20 헤르츠의 소리를 아주 크게 낸다. 바다에서 이렇게 낮은 주파수의 소리는 거의 흡수되지 않는다. 생물학자 로저 페인의 계산에 따르면 20 헤르츠의 소리를 이용한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먼 두 지점에 떨어져 있더라도 두 마리의 고래가 상대방의 소리를 알아듣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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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중한 체구에 영리한 머리를 갖고 의사소통이 가능한 이 특별한 생물은 바다에서 수천만 년 동안 천적의 위협을 전혀 느끼지 않고 편히 살아올 수 있었다. 그러다가 19세기경이 되자 불길한 징조의 증기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증기선이야말로 고래들에게는 가장 견디기 어려운 소음의 원천이었을 것이다. 상선과 군함의 수도 점점 증가하면서 대양의 소음 수준은 눈에 띌 정도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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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드는 이러한 소음이 대양을 가로질러 소리로 교신해야 하는 고래들에게 점점 더 심각한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고래들의 교신 가능 거리도 계속해서 단축됐다. 긴수염고래의 최대 교신 거리가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쯤에는 대략 1만 킬로미터였다. 이렇게 멀던 거리가 오늘날에는 수백 킬로미터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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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들이 서로 이름을 알고 있을까? 단지 소리만으로 서로를 구별할까? 정확한 답은 아직 없다. 그러나 이제 인간의 문명이 고래들의 관계를 단절시켜 놓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수천만 년 동안 서로 의사소통을 해오던 고래들에게 바로 우리 인간이 잔인하게도 침묵을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